[사설] 임금 인상률이 8%대라니…경제위기 또 온다는 징조다

입력 2015-05-19 20:43  

지난해 임금인상률이 평균 8.2%로 2013년(4.0%)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것인데 문제는 이 인상률이 생산성 향상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가뜩이나 원화 약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임금인상이다.

경총의 최근 6년간 임금인상실태 조사를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엔 임금인상률이 1.4%에 불과했다. 이후 2010년 5.2%를 시작으로 2011년(5.4%), 2012년(5.1%)까지 내리 3년간 5%대 임금인상이 이뤄졌다. 2013년엔 4.0%로 낮아지면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지난해 임금인상률이 갑자기 수직상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임금인상률이 이처럼 크게 뛴 것은 2013년 대법원이 일정 요건을 갖춘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상당수 기업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기업의 임금인상률은 무려 13.8%에 달했다.

문제는 통상임금과 관련된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새롭게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산입할 기업이 많아 올해는 임금인상률이 10% 이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특히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휴일수당 야근수당 초과근무수당 등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은 60세로 정년을 연장해야 하는데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못하면 인건비 증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한 결정적 요인은 10여년이나 계속된 임금인상이었다. 1987~1997년 명목임금 증가율은 13.9%로 국민경제생산성증가율(13.3%)을 웃돌았다.1987~2014년으로 봐도 임금상승률(8.6%)이 생산성증가율(8.3%)보다 높은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역전되기는커녕 8%대 임금인상률이라니. 경제 위기의 불길한 징조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래도 정부와 정치권은 최저임금 인상 타령이나 하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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